오랜만에 서랍 속에서 옛날 하드디스크를 꺼내 본 적 있으신가요? 예전에 저장해둔 사진이나 문서, 영상 같은 파일들이 들어 있을 거예요. 그런데 막상 연결해보면 인식이 안 되거나, 소리가 이상하게 나서 깜짝 놀라기도 합니다. 하드디스크(HDD)는 반영구적으로 보관되는 저장장치처럼 보이지만, 사실 내부 부품이 기계식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고장이 날 확률이 높습니다. 그래서 오래된 하드를 백업할 때는 몇 가지 주의가 필요합니다.
1. 오래된 하드는 바로 연결하지 말 것
먼저, 하드디스크를 꺼냈다고 바로 컴퓨터에 연결하는 건 위험합니다. 오래 보관된 하드는 내부 플래터(디스크)나 헤드가 오랜 시간 정지 상태에 있다가 갑자기 돌아가면서 손상될 수 있기 때문이죠. 가능하면 전원 공급이 안정적인 외장하드 케이스나 독(Dock)을 사용해 천천히 구동시키는 게 좋습니다. 또한 소음이 크거나, 일정한 회전음이 나지 않고 ‘딸깍딸깍’ 소리가 들리면 즉시 전원을 끄는 게 안전합니다. 이건 내부 기계적 손상이 진행 중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.
2. 인식이 안 될 땐 ‘무리한 시도’ 금지
하드가 컴퓨터에서 인식되지 않는다고 해서 포맷을 시도하거나, 임의의 복구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건 절대 금물입니다. 이런 과정에서 데이터가 완전히 덮여버릴 수도 있습니다. 만약 정말 중요한 데이터가 있다면 전문 복구업체에 맡기는 게 낫습니다. 개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플래터 손상이나 펌웨어 문제를 전문 장비로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죠. 실제로 저도 예전에 백업 도중 인식이 안 되길래 프로그램을 돌려봤다가, 복구비가 몇 배로 늘어난 적이 있었습니다.
3. 백업은 ‘복사’로, 이동은 최소화하기
하드디스크를 연결했을 때 정상적으로 인식된다면, 바로 백업을 진행해야 합니다. 이때 주의할 점은 ‘이동’이 아니라 ‘복사’ 방식으로 데이터를 옮기는 것입니다. 이동을 선택하면 복사 중 오류가 나거나 전원이 꺼질 경우 원본 파일까지 손상될 수 있습니다. 가능하면 중요한 자료부터 우선 복사하고, 대용량 파일은 나중에 옮기세요. 그리고 백업은 한 곳에만 하지 말고, 외장 SSD나 클라우드 등 2중 저장을 권장합니다.
4. 하드 상태를 점검하고 필요한 경우 교체
백업이 끝났다고 해서 그대로 보관하는 건 추천하지 않습니다. 하드는 한 번 손상이 시작되면 점점 악화되기 때문에, 데이터를 옮긴 후에는 ‘하드 상태 점검 프로그램(예: CrystalDiskInfo)’으로 건강 상태를 확인해보세요. ‘주의’, ‘불량’ 상태가 뜬다면 더 이상 장기간 보관용으로는 적합하지 않습니다. 오히려 새 저장장치로 교체하고, 기존 하드는 폐기하는 것이 안전합니다.
5. 정전기와 습기에도 주의하기
오래된 하드를 다룰 땐 정전기나 습기에도 주의해야 합니다. 금속 단자 부분을 맨손으로 자주 만지면 정전기가 발생할 수 있고, 그게 회로 손상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. 또, 보관 중 습기가 차면 내부 부식이 생기므로 밀폐용기나 방습제를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. 단순히 서랍 속에 넣어두는 것보다 훨씬 안전하죠.
오래된 하드에는 추억도, 중요한 기록도 함께 담겨 있습니다. 하지만 그만큼 손상 위험도 커지기 때문에, 한 번의 부주의로 데이터를 잃어버릴 수도 있습니다. 조금만 신경 쓰면 대부분의 데이터는 안전하게 백업할 수 있으니, 너무 서두르지 말고 차근차근 옮기는 게 좋습니다. “언젠가 해야지” 미뤄둔 백업이라면, 지금이 바로 그때입니다.